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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의 대체 매립지를 구하기 위한 4차 공모가 5월 13일 시작돼 10월 1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2021년 이후 세 차례 공모는 어느 지자체도 매립지를 유치하겠다고 나서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에 최소 면적 기준을 220만㎡→130만㎡→90만㎡에 이어 다시 50만㎡로 낮췄다. 기초지자체만이 아니라 개인, 법인, 단체, 마을 공동체도 신청할 수 있게 한 것도 획기적 응모 조건 완화다.
공모가 성공해 적절한 대체 매립지를 구하게 된다면 큰 다행이다. 그러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다. 프레임 설정부터 방향이 잘못 잡혔다. 인천시가 ‘싫다’고 밀어내면서 기피 시설 이미지가 굳었는데 어스마트폰증권
느 지역이 ‘내가 받겠다’고 하겠는가. 더구나 내년 6월은 지방선거다. 유치 의사가 있다 해도 반대를 감당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수도권 매립지 조성 당시부터 여러 차례 가봤지만 그때와 지금은 천양지차다. 1990년대는 운반 차량이 덮개도 없이 쓰레기를 싣고 달려 악취와 먼지를 냈지만 지금 그랬다금융천재
가는 매립지에 드나들 수도 없다. 당일 매립, 당일 복토가 원칙이라 쓰레기 노출 구역은 아주 작은 부분이다. 음식 쓰레기도 분리 배출이 정착하면서 악취가 크게 개선됐다. 매립 완료 터엔 야생화 공원이 조성돼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전반적인 환경 개선으로 매립지 인근에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다. 또 종량제, 분리수거, 소각 확충 등으로 반릴게임 황금성릴게임
입 폐기물 규모 자체가 급감했다. 1994년 1166만t이던 반입량이 작년엔 107만t이었다. 생활 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시행하고 건설 폐기물 전(前)처리 시설 등을 지으면 매립지를 100년은 더 쓸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들이 있다.
수도권 매립지에 특별한 운영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 왜 굳이 문을 닫고 대체 매립지를 구해야 하느냐는 에스코넥 주식
것이다. 영향권 주민들에게 더 충분한 지원을 하면서 시설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행정구역 관할청인 인천시는 매립지 부지에 첨단 산업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등의 얘기를 해왔다. 이것은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있다. 곳곳의 매립지, 소각장 주민들이 시설 빼가라고 들고 일어나면 뭐라 설득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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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 또 하나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수도권 매립지는 ‘김포 매립지’로 불렸다. 조성 당시 매립지의 84% 면적이 행정구역상 경기도 김포군(1998년 시로 승격) 검단면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일부가 인천시 서구 백석동이었다. 그랬는데 1995년 인천시가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개칭되면서 김포군 검단면이 인천시로 편입됐다. 당시 주민 찬반 투표를 거쳐 강화군, 옹진군도 인천시로 편입됐다. 김포군 전체로는 반대가 많았는데도,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던 검단면만 따로 떼내 인천시로 옮겨간 점이 특이했다. 지역 신문을 검색해 보니 당시 군의회 의원이었던 인사가 ‘중앙 정치권의 일방적 필요 때문에 반(半)강압적으로 추진됐다’고 주장하는 기고문을 찾을 수 있었다. 그 후 김포에선 간헐적으로 ‘검단 환원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도권 매립지의 행정구역이 경기도 김포시에 속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인천시는 매립지에 대한 차별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입장이 뒤집혀 만일 경기도가 수도권 매립지를 공단·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더 이상 쓰레기를 받지 않을 것이니 인천시와 서울시는 대체 매립지를 각기 알아서 구하라고 요구한다고 치자. 인천시는 경기도를 향해 뭐라고 하겠는가. 자기 이익만 앞세워 이웃을 곤경에 빠뜨린다고 비난하지 않겠는가. 인천시는 2015년 경기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아라뱃길 인천터미널 토지 매각 대금 1600억원과 2016년부터 반입 수수료 가산금으로 마련한 50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았다. 매립이 종료된 1매립지, 2매립지의 소유권도 환경부와 서울시에서 인천시로 넘어가게 돼 있다.
철학자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무지(無知)의 베일’ 논법을 제시했다. 우리가 노예로 태어날지 왕자로 태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예제라는 신분 제도의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자. 운이 좋아 왕자 신분으로 태어나는 최선의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자칫하면 노예로 전락해버리는 최악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다. 설령 작은 확률이라도 그런 최악 상황에 처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있다면 결코 노예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그게 도덕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에 무지의 베일을 쓰게 하고 수도권 매립지가 누구 것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합의를 이루라고 하면 매립지를 오래도록 함께 잘 나눠 쓰는 해법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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