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잇따른 퇴직에 승진·유학 불만 글에"충성심·자부심만으론 못 버텨" 호응 댓글 수십 개파장 커지자 기재부 간담회 열고 소통타 부처 협의 필요, 불만 해소 역부족 지적도



기획재정부 사무관들이 늦은 승진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서도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자 기재부는 19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승진 유학 등 직원 애로 관련 간담회'를 열고 달래기에 나섰다. 연합뉴스'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모였다는 기획재정부의 직원들이 단단히 뿔났다. 인사 적체로 다른 부처보다 승진이 늦어 곳곳에서 '만년 사무관'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실제 떠나는 이들도 잇따르자 기재부는 간담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발단은 13일 기재부 내부망에 올라온 '퇴직자 인사 명령을 보고'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행정고시 출신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글쓴이(아직도 사무관)는 "추석 명절에 친척이 또 '넌 언제 승진하는 거야'라고 물었는데 '저도 답답합니다'라고 얼버무리고 말았다"며 운을 뗐다.그는 "인사 명령을 보니 사무관 두 분이 또 퇴직했는데 조직에서 미래가 안 보이니 나가셨을 것"이라며 "기재부 다닌다는 명예와 자부심으로 버텨라, 어차피 승진은 한다, 나 때도 느렸어라는 (국·과장의) 말로 위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추경호) 부총리께서 행정안전부 장관, 인사혁신처장과 담판이라도 지어 승진과 유학을 풀어주세요"라며 글을 마쳤다.기재부의 인사 적체와 업무량은 전 부처 통틀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과거 행시 수습 사무관이 압도적으로 선호했던 기재부는 이젠 기피 부서가 되고 있다. 국·과장(2~4급)이 주로 선택하던 민간 이직도 사무관급(5급)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엔 10년 경력의 에이스 사무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모회사인 두나무로 옮겨 동료와 후배 공무원들이 동요하기도 했다.글이 게재되자마자 기재부 직원들은 수십 개의 댓글을 달면서 호응했다. 실제 "예전처럼 충성심, 자부심만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 "승진 빠른 타 부처랑 너무 차이가 벌어지는 것 같아요", "정부 요직을 기재부가 독점한다는 비판이 거센데 정작 실무직원들은 기재부 명함 말고는 없다" 등의 불만이 줄을 이었다.또 "부총리님, 다른 부총리님들과 다르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며 윤석열 정부 실세인 추 부총리에 기대를 거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내부 직원들이 이 글을 두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설왕설래하면서 파장이 커지자 기재부는 19일 '승진·유학 등 직원 애로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사무관급 직원과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직원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승진·유학 문제는 행안부, 인사혁신처 등과 풀어야 할 사안이어서 기재부 단독으로 마련할 수 있는 해결책이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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